서현동 천사호 집을 생각한다



@ 최군


짐없는 삶을 꿈꾼적이 있다. 법정스님을 존경해서도, 해외를 많이 다녀서도, 욕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항상 간소한 삶을 꿈꾸면서 늘 위시리스트는 가득하며 스스로를 지독한 심미주의자라 칭하면서
세상의 모든 의미있는 것들과 예쁜 것들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늘 짐없는 삶을 동경하는 것은 버리는 것에 쾌감이 있기 때문이다.
버린다는 것은 내 손에서 내 삶에서 떠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의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이사를 했다. 시세차익을 노린것도 아니오 지역을 옮긴것도 아니다.
다만 오피스텔에서 사는 너무나도 획일화되고 일정한 삶이 싫었기 때문이다.
드넓은 베란다에서 주말농장을 가꾸어 보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계획을 실천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아뭏든, 난 다시 숲과 개천과 수많은 아파트 단지 사이의 한 박스 속으로 기어 들어왔고
며칠에 며칠이 더 지난 지금, 그 생활에 너무나도 만족해 하고 있다.
비록 원래 살던 집보다 몇 평이 줄었어도
비록 원래 살던 집보다 지하철역이 멀어졌어도
비록 원래 살던 집보다 백화점이 멀어졌어도
나이가 드는 건지, 정신이 드는 건지 자연속에 조그맣게 자리한 이 작은 공간이 생각을 열어주고 마음을 열어준다.

계약을 치르고 7일에 걸쳐 집을 수리했다. 마음에 드는 자재를 못구해서 어려운 점도 있었고
생각만큼 움직여 주지 않은 인테리어삽과 시공하시는 분들에게 불만도 있었지만
모두의 수고가 모여서 내가 이렇게 편히 앉아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줌에 감사한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문고리 하나까지의 자재선택, 사소한 것까지 다 챙겼으며
오롯이 시공에만 인테리어샵의 힘을 빌렸다.

서현동 천사호라 명명한 집은
1990년에 분양된 20년이 된 낡은 아파트이다.
분양당시 금액이 3600만원,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되지 않는 집 값.
두 명의 주인이 10년씩 번갈아 이 집을 지켰으며 나와 아내는 세번째 주인이 된 셈이다.
집은 마치 고양이가 새주인과 신경전을 벌이듯 물끄러미 다가왔고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온통 뜯어버렸다.
베란다를 확장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전면 공사. 우리의 미션이었다.

주문을 외고 시작했다.
'수리수리 막수리'

#1. 주방
























집을 보러 다닐 때, 이 집에 꽂힌 이유 중 하나가 작은 집임에도 베란다쪽으로 나있는 창과
ㄱ자로 꺾여있는 싱크대를 설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난관은 있었다. 후드 배기구의 위치와 가스기구의 위치가 이상한 관계로
많은 공간을 손해봐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릇에 대한 동경을 가진 나와 아내의 취향상 주방 수납만큼은 디폴트,
묘안을 짜내다 과감히 후드를 없애고 인덕션 전기그릴을 창 바로 아래에 달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주방의 모습.













































싱크는 에넥스 제품 전기인덕션은 린나이 제품


겨울엔 역시 가츠나베 요리 번역하는 여자



일요일 점심. 친구 부부를 초대해 만든 가츠나베.
워낙 심심한 입맛의 우리라 살짝 걱정했지만 친구 부부와 뱃속의 아이까지 너무나도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던 요리.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긴 하지만 오늘처럼 눈이 소복히 내리고 추운 바람이 부는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요리를 한 본인이 가게에서 파는 가츠나베를 한번도 맛본적이 없어서 스스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것.
흠....요리사의 자질이 없다고나 할까나.


...재료(4인분)
돼지고기 등심(1장당 90~200g)4장, 굵은 파 2대, 양파 1개, 채 썬 당근 80g, 표고버섯 2장, 팽이버섯 1/2팩, 달걀 4개, 맛국물 2와 1/2컵, 간장(일본양조간장)4큰술, 설탕 적당량, 맛술 적당량,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맛국물
가스오부시1컵(또는 큰 슈퍼에 가면 과립형 가스오부시를 파는데 1큰술), 다시마 10cm길이 1장, 물 4컵
튀김옷
빵가루 2컵, 밀가루 1컵, 달걀 2개, 튀김용 기름 적당량

...만드는 법
1.고기 두드리기
돼기조기 등심은 고기 방망이로 얇게 두들겨 펴서 고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혹은 그런 녀석을 구입한다.
2.밑간&우유에 재우기
돼지고기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한 다음 우유에 재운다.
3.튀김옷 입히기
우유에 재운 고기는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순소러 골고루 튀김옷을 묻힌다. 미리 많이 많들어 놓고 보관용기에 차곡차곡넣어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다음번에 좀더 손쉽고 숙성된 돈가스를 만들 수 있어서 좋을 듯.
4.돈가스 튀기기
180도씨 튀김 기름에 튀겨 1.5cm두께로 자른다.
5.채소 준비하기
굵은 파는 어슷 썰고 양파는 0.5cm두께로 슬라이스한다. 표고섯을 기둘을 떼고 얇게 슬라이스 하고 팽이버섯은 밑둥을 잘라내고 반으로 가른다.
6.국물만들기
냄비에 물과 다시마를 넣고 불에 올려 끓으면 다시마를 건지고 불에서 내려 가츠오부시를 넣고 10분 정도 국물을 우려내 체에 밭쳐 국물만 따라내 맛국물을 만든다.
7.돈가스 넣기
맛국물에 간장, 설탕, 맛수로 간하고 국물을 1인분씩 나눈다. 냄비에 1인 분략의 국물 2/3와 준비한 채소를 넣은 후 채소가 익으면 잘라둔 돈가스 1인분을 넣는다.
8.완성하기
돈가스를 넣고 국물이 끓어 오르면 풀어둔 달걀물을 붓고 달걀이 반쯤 익으면 불에서 내린다.

anemone에 담긴 카레라이스 요리 번역하는 여자























이유없이 기분이 우울할 때, 비 오는 날 유독 흙 냄새가 가슴을 적실 때, 잦은 야근으로 원기회복이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찾게되는 치유의 음식.

...재료(2~3인용)
  카레용돼지고기 100~150g(한입크기로 썰어진 것), 양파 1개(반은 잘게썰고, 나머지 반은 한입크기로 썰어놓기), 토마토 1/2(깍둑썰기), 당근 1/2개(이것도 역시 한입크기), 감자 1개(당근과 같은 크기로), 마늘 1/2쪽(곱게 다져놓는다), 생강 조금만 다져서, 벌꿀 1/2ts, 생수 두컵 반, 월계수잎 1장, 고형카레 3조각(취향에 따라 양은 조절하면 되고, 프리미엄커리나, 골드 커리?  매운 맛을 주로 이용), 일본간장 두어방울, 버터 약간, 막 지어낸 고슬고슬한 밥
 
...만드는 법
  1. 프라이팬을 달군후 버터를 놓고 녹인다. 잘게 썰어놓은 양파와 벌꿀을 넣고 강불에서 7~8분정도 볶는다.
  2.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넣은 후, 돼지고기에 마늘 향이 잘 배이도록 굽는다. 1과 토마토를 넣고 중불에서 2~3분정도 볶는다. 생수, 월계수잎을 넣은 후 강불에서 30분 정도 익혀준다.
  3. 나머지 양파와 당근, 감자, 생강을 넣고 야채가 잘 익을 때까지 끓이다가 충분히 익으면 불에서 잠깐 내려 놓은 후 고형 커리를 넣고 잘 풀어준다. 다시 강불에서 끓인다.
  4. 조금 끈적거리는 되직한 상태가 되면 간장을 넣어준다.(꼭 넣을 필요는 없음)
  5. 준비된 접시에 밥을 살살 퍼서 담고 맛있게 끓여진 카레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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